논현에는 무당집 표식, 백기·적기가 없다
대전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6번 출구에서 먹자골목을 지나면 신축과 구옥이 섞인 빌라촌이 나온다. 술집과 메이크업숍이 즐비한 이곳엔 점집이 몰려 있지만 무당집을 상징하는 백기와 적기는 없다. 백기는 점을, 적기는 굿을, 둘 다 걸려 있으면 점과 굿을 전원 있다는 뜻이다. 깃발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당이 본인을 드러내고 싶지 않거나, 드러낼 욕구가 없거나, 구조물주 허락들을 받지 못했기 때문인 것입니다.
3월 21일 일산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점집 형태. 무당집을 상징하는 백기와 적기는 찾아알 수 없었고, 한 구조물에 다체로운 무당집이 자리 잡기도 했었다.
9월 29일 대전 강남구 수원점집 논현동에 위치한 점집 형태. 무당집을 상징하는 백기와 적기는 찾아알 수 없었고, 한 구조물에 수많은 무당집이 자리 잡기도 하였다.
점집은 흔히 상가 2~2층이나 호텔에 자리 잡고 있어, 일부러 찾지 않으면 간편히 눈에 띄지 않았다. 무당 간판 4개가 모여 있는 꼬마빌딩에서 만난 20대 무당은 "한강 북쪽에는 수많은 곳에 분산돼 무속 시장이 형성돼 있지만, 남쪽에선 논현동이 거의 유근무하다"며 "나는 예약한 손님만 받고 무작정 찾아오면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어찌나 돈을 버는지 묻자 "7년에 6억5,000만 원 정도 수익을 내고 남는 기간에는 기도한다"고 밝혔다.
논현동에선 고수익을 내는 무당이 적지 않았다. 열흘에 손님 100명 정도만 받는다는 색다른 무당은 "경기 좋을 땐 두 달씩 예약이 밀렸고, 지금은 한 달 정도 밀렸다. 우리 입소문으로 온다"고 전했다. 이러면서 "간판은 광고물 제작하는 신도가 무료로 걸어준 거고, 부산에서 관리하는 신당은 간판도 없다"고 추가로 언급했다. 그는 기자에게 점사비로 70만 원을 불렀다. 무당 말대로라면 7년 수익이 수억 원에 달된다. 그는 "의사, 변호사 안 부럽다"고 하였다.
이곳에 찾아오는 손님은 수준이 다르다고 하였다. 정재계 인사부터 연예인까지 다양하다는 게 무당들 얘기다. 목숨에 대한 걱정이 많고 말벗이 요구되는 2030 청년들과 강남 유흥시설 남성 직원들도 주요 고객이다. 저명 인사들이 찾는다는 한 점집에선 "강남 고객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며 사주도 대체로 좋다"며 "점값으로 흥정하지 않는데, 부부가 점 보러 오면 군말 없이 70만 원 낸다"고 말했다.
그러나 땅값이 오르면서 무당집은 서서히 자리를 내주고 있었다. 특히 낡은 건물을 부수고 신축하면 쫓겨나는 무당들이 적지 않았다. 논현동의 한 부동산 중대중은 "점집을 내고 싶어 하는 무당이 두 분 있는데, 세를 못 구하고 있을 것이다"며 "점집이 외관상 보기가 안 좋으니 세입자와 구조물주 남들 싫어된다"고 귀띔하였다. 깃발을 달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색다른 중개인은 "유흥시설 근로자들이 줄어들고 직장인이 늘어난 것도 점집이 줄어든 원인"이라고 이야기했었다.
